장서원(Chang Seo Won), <Winter breeze Christmas>, 2022
<Winter breeze christmas 콜라보를 준비하면서>
나의 정원 10년의 계획이 있다. 나만의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정원 수업하는 분들의 수업을 들으며 그들의 방식을 배우는 것이다. 누구의 방법이 옳다 그르다는 이분법적인 사고가 아닌 다양성을 추구하며 자연에 대해 서로가 진 지식을 나누는 것. 그리고 10년 후, 모두의 지식이 녹아있는 나만의 정원을 가지는 것, 그 과정에 느낀 감정들을 디지털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 과정속에 예리님과 정원 수업에서 만났다. 정원의 인연으로 감사하게 올해 연말 워크숍을 기획하게 되었다.
공지 피드사진을 고르며 서로 좋아하는 무드의 사진을 골랐다. 예리님이 몇년전 갔던 한적한 시골마을의 사진이다. 사진에 워크숍이라는 글씨도 넣지 않았다. 우리와 비슷한 감성을 가진 분들이라면 사진을 보고도 공감하실거라 생각했다. 워크숍 설명도 서로 달랐다. 서로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글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글과 사진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을 워크숍에 참여할 분들이 직접 오셔서 느꼈으면 좋겠는 마음으로 획일화된 관점이 아닌 서로의 시선으로 각자 풀어낸 것이다. 꽃시장에서 재료를 구매하는 것이 아닌 지인의 정원에서 재료를 얻었다. 드라이 된 재료를 다시 생각하는 워크숍을 만들고 싶었다. 시들어 가는 것들은 내년을 준비하는 것이며 깊이감이 더해지는 것이라고. 정원은 사계절 내내 우리에게 큰 행복을 주는 감사함을 전하고 싶었다.
예리님은 파는 초가 아닌 직접 초를 만들었다. 초를 구매하려면 구매할 수 있었겠지만 파는 초의 향이 아닌 정성으로 진정성을 담고 싶어 하는 예리 님의 마음이 고스란히 들어갔다. 식기까지 기성화된 제품이 아닌 직접 만들었다. 리스팅한 내추럴 와인과 그 음식에 대한 정성은 이 피드에 다 표현할 수 없다. 우리는 쉽게 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준비했다. 플로랄폼을 사용하지 않았고, 드라이 된 재료들은 부스러지기 때문에 조심히 다루어야 해서 시간도 더 오래 걸렸다. 허브를 숙성시켜 자연향을 소재에 입혔다. 특별한 내추럴 와인을 고르기 위해 오랜시간 운전을 하였으며 , 그에 어울리는 음식들을 정성을 다해 준비하였다. 토요일, 먼길 와주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직접만든 라벤더 스머지스틱과 초를 정성을 다해 포장했다. 그렇게 준비한 만큼 그 마음을 알아주는 분들 덕분에 오랜 시간 잊히지 않을, 여운이 긴 그런 워크숍이었다. 이렇게 어렵게 준비한 워크숍의 과정을 와비작가님이 따뜻하고 안온한 시선으로 담아주셨다. 6시간 동안 서서 현장 분위기를 스케치하며 500장의 넘는 사진으로…. 휘발 될 수 있었던 그날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주셨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대부분의 사람들이 디지털을 좋아하면 아날로그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양 극단에 있는 두 가지를 좋아한다. 디지털에서 느낄 수 없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상상하는 것을 구현할 수 있는 디지털의 장점을 말하자면 끝이 없겠지만, 직접 대면하여 감정을 공유하고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워크숍이 주는 여운과 깊이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그리고 이 감정들을 다시 디지털에 기록하며 문득 드는 생각은 우리는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혼합된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두가지를 좋아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첫번째 워크숍을 마무리하며>
이 워크숍에 8할은 예리님의 따뜻한 공간과 정성스럽게 준비한 모든 것들 덕분이다. 나는 솔직히 숟가락만 얹는 것이다.
그리고 아낌없이 나누어주는 것을 배운 소호마실 선생님과 그곳에서 만난 인연 덕분이다. 마지막으로 뒤에서 묵묵히 사진으로 남겨준 와비 작가님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Food&Wine Ryu Ye Ri
Floral Design Chang Seo Won
Photo WABI